홈런에 호수비까지 '영광 굴비' 이재현·김영웅, 가을야구 처음 맞아? [P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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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데뷔전. 하지만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히트 상품 '영광 굴비' 이재현과 김영웅이 공수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해내며 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10-4)를 이끌었다.
2022년 입단 동기인 두 선수는 이번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가 처음 경험하는 포스트시즌(PS)이었다. 2022년과 지난해엔 삼성이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올해 3년 만에 PO에 진출하면서 첫 가을 데뷔전이 성사됐다.
긴장감이 상당했을 데뷔전. 하지만 이들에게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전 만난 김영웅은 "첫 수비 타구를 잡을 때까지만 떨릴 것 같다"라고 말했고, 이재현은 "긴장된다. 하지만 정규시즌 때도 늘 이랬다"라며 덤덤해 했다.
적당한 긴장감은 이들을 춤추게 했다. 이재현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3회 초엔 땅볼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발빠른 타자 주자 신민재를 잡아낸 이재현은 4회 초엔 오스틴 딘의 강하고 빠른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에 송구,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삼성 이재현. 삼성 제공
"첫 타구만 잘 막아내면 괜찮아질 것 같다"던 김영웅은 2회 초 박동원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잘 처리한 뒤 4회 홈런을 때려내면서 긴장감을 확 날려냈다. 4-1로 앞선 4회 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은 최원태와 4구 승부 끝에 밋밋한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 선수의 호수비와 홈런은 이날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재현의 호수비 뒤에 오지환의 솔로 홈런이 나왔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재현의 호수비 덕분에 1점을 막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날 호투한 레예스의 투구수도 많아지면서 경기 후반 운용에 부담을 줄 수도 있었다.
김영웅의 홈런도 마찬가지였다.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흐름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시 달아나는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삼성 쪽으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김영웅은 8회 초 수비에서도 박동원의 강습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지웠다.
경기는 구자욱의 3점포와 르윈 디아즈의 쐐기 2점포가 결정적이었지만, '가을 데뷔전'에서 맹활약한 2022년 입단 동기 '영광 굴비' 덕분에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