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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3 퍼팅을 줄이려면 ② : 뱁새의 롱 퍼팅 비결 실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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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느냐고? 골프 때문이지 다른 일이 있겠는가?

지난 주에 뱁새 김 프로가 쓴 칼럼은 제법 울림이 컸다. 무슨 칼럼을 썼느냐고 묻는다면 절대 애독자가 아니다. 지난 주 칼럼을 꼭 보고 오기 바란다.

칼럼을 내 보낸 뒤에 여기 저기에서 연락이 왔다. 롱 퍼팅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메일도 받았다. 귀한 비결을 공짜로 가르쳐 주니 고맙다는 독자도 있었다. 뱁새에게 롱 퍼팅 비결을 귀띔한 후배도 연락을 해왔다. 칼럼에 이름을 밝히지 않았어도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래 전에 자신이 한 말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놀랐다고 했다. 그도 지금은 더 강해져서 모 골프지도자 단체가 주는 티칭 프로 자격을 땄다고 했다. 

고맙다는 이야기도 듣고 오랜만에 후배와 연락도 닿았다면서 뭐가 창피하냐고? 말만 번지르르 하고 실제는 엉터리인 것이 들통나서 창피한 것이다. 

지난 주 칼럼이 나간 날과 그 다음 날 일어난 일이다. 뱁새가 지난 주에 쓴 칼럼은 ‘3퍼팅을 줄이려면 – 뱁새 김용준 프로의 롱 퍼팅 비결’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갔다. 그럴싸한 제목이다.

칼럼을 독자에게 남기고 뱁새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주관하는 경기에 참가했다. 이틀짜리 시합이었다. 이틀간 점수를 합산해 136명에서 35명을 뽑아 본선에 보내는 경기였다. 뱁새는 첫날 선전했다. 1오버파로 마쳐서 공동 23등이었다. 둘째날도 비슷하게만 치면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뱁새는 둘째날 3오버파를 치고 말았다. 이틀 합계 4오버파. 본선에 진출하는 데 딱 한 타 모자랐다. 한 타! 경기가 끝나고도 뱁새는 경기장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뱁새는 첫날 초반에 3언더파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다가 8번 홀에서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너무 세게 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갔다. 1벌타를 받고 구제를 받은 다음 핀을 직접 노렸다. 그 공이 다시 페널티 구역에 들어갔다. 벌타 구제를 또 받았다. 기적처럼 먼 거리 퍼팅을 떨어뜨렸는데도 그 홀 점수는 더블 보기였다. 그래도 여전히 언더파였다.

그러나 뱁새는 흔들렸다. 1언더파로 시작한 후반에 3퍼팅을 두 개나 했다. 그 바람에 1오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뱁새 자신이 쓴 ‘3퍼팅을 줄이려면’이라는 칼럼 제목이 아른거렸다. 

둘째날도 첫 홀은 기분 좋게 버디로 출발했다. 그런데 곧 클럽 선택을 잘못해서 어이 없는 보기를 했다. 짧지 않은 파3홀에서 기각 막힌 아이언 샷으로 버디를 기록해 다시 한 타를 만회했다. 그러나 또 클럽 선택을 잘못하고 숏게임까지 실수해서 점수를 까먹었다. 그러다가 파5에서 청년만큼 멀리 보낸 뒤에 투 온에 성공해서 버디를 기록했다. 다시 이틀 합계 1오버파인 상황이었다.

이 때부터가 문제였다. 뱁새 생각에 이틀 합계 3오버파 정도면 예선 통과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뱁새는 마지막 다섯 홀에서 3퍼팅을 3개나 하고 말았다. 그 중 하나는 프라이어가 나서 첫 퍼팅이 서른 발짝 가까이 남았으니 그럴만했다. ‘프라이어(flyer)’란 긴 잔디 위에 놓인 공을 강하게 칠 때 공이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멀리 날아가는 것을 말한다. 나머지 3퍼팅 두 개는 열 발짝 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한 것이었다. 두 번 다 첫 퍼팅이 상당히 짧았다. 이어지는 두번째 퍼팅은 맥없이 홀 앞에서 휘었고. 

결국 이틀간 한 3퍼팅 다섯 개가 뱁새 발목을 잡은 것이다. 프로 골퍼가 되기 전에도 퍼팅을 잘했네 어쨌네 하고 실컷 자랑해놓고 이게 무슨 꼴이람!

둘째날 마지막 홀에서만 3퍼팅을 안 했더라면! 17번홀에서만 3퍼팅을 안 했더라면! 16번홀에서 세 발짝에 붙인 버디 퍼팅을 넣었더라면! 14번홀에서 3퍼팅만 안 했더라면! 첫째날 후반에 3퍼팅 두 개만 안 했더라면! 첫째날 3언더파일 때 더 줄여 보겠다고 8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냅다 후려치지만 않았더라면! 페널티 구제를 받은 다음 고약한 자리에서 무슨 수로 홀에 붙여서 파를 한다고 핀을 직접 보고 쏘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실수 가운데 한 개만 덜 했더라면 뱁새는 본선에 갈 수 있었다. 특히 실컷 아는 체 하던 퍼팅에서 실수를 그렇게 많이 하다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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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뱁새가 놓친 것은 퍼팅 그린은 살아있다는 사실이었다. 퍼팅 그린은 새벽에 막 눌러 놓았을 때는 매끄럽다. 그 위에 새벽 이슬이 다시 맺히면 살짝 느려진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불어 이슬이 마르면 다시 빨라지고. 한참 지나서 잔디가 슬금슬금 자라면 다시 느려진다. 뱁새는 새벽 일찍 퍼팅 연습을 할 때 익힌 스피드만 염두에 두고 플레이를 했다. 그 탓에 후반에 느려진 그린에 맞추지 못하고 낭패를 본 것이다.

뱁새가 놓친 것은 또 있다. 플레이어 역시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지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긴장하면 평상심을 유지할 때와 퍼팅 스트로크가 다르다는 것을 까먹은 것이다. 

뱁새가 퍼팅에서 저지른 실수는 또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털어놓겠다. 한 주가 지난 지금도 너무 아쉬워서 한숨이 나온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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