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은 이제 그만…김서현 "투구 폼 고민 끝, 그 시간 아까워" [IS 피플]
본문
길을 헤매던 '특급 유망주' 김서현(20·한화 이글스)이 처음으로 돌아간다.
김서현은 지난 3일 KT 위즈전에 출전했다. 주로 2군에만 있다가 1군에서 45일 만의 등판이었다. 8회 무사 1·2루에 등판한 그는 볼넷 1개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등판보다 화제를 모았던 건 김경문 한화 감독과의 경기 후 통화였다. 김서현은 "(퇴근 후) 집에 가고 있을 때 감독님 전화가 왔다. '오늘 정말 잘 해줬고, 오늘 올라갔을 때 기분은 어땠나'라고 물으셨다. 내가 '오랜만에 올라가 긴장한 것 같다'고 하니 '구속도 아주 좋아졌더라. 투구 자세 신경 쓰지 마라. 자신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투구 폼은 전반기 김서현을 가장 괴롭힌 이슈였다. 그는 지난해 최고 160㎞/h 빠른 공에도 평균자책점 7.25로 부진했다. 탈삼진(26개)보다 많은 사사구(30개)가 문제였다. 제구 난조를 해결하기 위해 팔 각도 고정, 투구 폼 변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상체와 어깨 위주로 투구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같은 투구에 도전했다가 '태도가 가볍다'는 비판도 따랐다.

김서현은 고민 끝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는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많이 헤매다 지금 폼에 정착했다. 고민한 시간을 돌아보니 아깝기도 하다"며 "원래 폼으로 계속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많이 든다. 이제는 다른 길로 새지 않겠다. 고등학교 때와 지금 폼은 90% 정도 똑같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 변화에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부임 때부터 줄곧 김서현을 믿고 기다렸다. 지난달 30일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김서현을 1군 등록 하루 뒤 말소했지만, "피칭하는 걸 직접 보고 싶다"며 1군 동행을 결정했다. 이어 사흘 만에 등록하며 그에게 정말로 기회를 안겼다.
김서현은 김 감독에 대해 "마음이 정말 넓으신 분이라고 느꼈다. 먼저 선수를 이해하려고 하신다"며 "30일 경기 등록 때도 1군 동행을 결정하실 줄 생각하지 못했다. 주중 안에 등록될 줄 몰랐는데, 감사하다. 3일 투구는 보답한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전했다.
김서현은 "전반기 때 많이 떨어졌던 기량을 후반기 때는 보완해 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며 "양상문 신임 코치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아직 많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안 좋은 습관 등은 대화하면 많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