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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선수단 “천국의 489명과 함께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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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paris2024/article/020/0003580092


선수단을 대표해 수여식 단상에 오른 20여 명의 선수들은 좀처럼 웃지 않았다. 이들은 미소 대신 단상 위 스크린에 ‘천국의 우크라이나팀 489명’의 사진을 띄운 뒤 묵념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후 숨져 올림픽에 도전하지 못한 선수와 코치들을 추모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올림픽에 체조, 양궁, 육상, 다이빙 등 26개 종목에, 14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우크라이나가 참가한 여름 올림픽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선수단이다. 전쟁으로 많은 선수들이 숨지거나 참가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쟁에 관여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출전이 금지됐다. 다만 심사를 통해 러시아 선수 15명은 중립국 소속으로 나왔다.

“파리 올림픽은 축제 분위기지만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하루하루를 전쟁같이 보내고 있어요.” 행사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다.

고향이 러시아의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주 근처인 18세 다이빙 선수 올렉시 세레다 씨는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경보 알림이 떠서 가슴을 졸일 때가 많다”며 “아버지와 여동생에게 수시로 연락해 생사를 묻다 보니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트비 비드니 우크라이나 스포츠부 장관은 “최근 우리 체조 선수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가족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채 경기에 나가야 했다”며 “이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일부 선수들은 메달 획득보다 올림픽 참가 자체가 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족을 잃은 슬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 이로 인한 단전으로 훈련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올림픽 무대까지 진출했기 때문. 육상 선수 안네 리지코바 씨는 “전쟁 뒤 훈련을 몇 개월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며 “꼭 올림픽에 나와 세계를 향해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또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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