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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획산 스몰웨딩 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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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획한 스몰웨딩 후기(1) : https://www.fmkorea.com/7649808789

직접 기획한 스몰웨딩 후기(2) : https://www.fmkorea.com/7653452441


원래 2편까지 쓰려 했는데, 포텐에 올라갔더라고. 

질문도 많고 그래서 대답 겸 소소한 디테일 추가해서 3편까지 써봄. 


1. 어르신 반응은 어땠을까? 


일단 우리가 선택한 장소가 아싸들(어르신 포함)에게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전문 재즈클럽이었어. 

그래서 꼭 와야 하는 어른들이 진짜 부담 많이 느끼고 그런 장소였는데, 

사실 스몰웨딩이라는 게 와서 같이 어울려 놀겠다는 분들만 오는 그런 행사기도 하기 때문에 

축의금만 내는 사람이랑 그래도 와서 얼굴보고 식사라도 하고 가겠다는 사람으로 갈렸음. 

그래서 사전에 방문의도 가급적이면 확인했고, 

그들 중 10~15%는 당일날 부담 느끼고 안왔더라. 


실제 체크리스트에는 예상 방문객 리스트를 

신랑신부, 부모님까지 다 확인해서 최대한 근접하게 작성했었음. 

이게 기획자병인데, 예상인원 확인이 안되면 견적 예상이 안되니까. 

최대한 근접하게 작성했고. 90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 방문객은 70명 정도였음. 

나머지 20명은 바쁜 일정이 있거나, 파티 형식의 웨딩에 부담을 느껴서 

그냥 축의금만 전한 케이스였고. 


집안 어르신들은 일단 참여는 해보고 분위기가 불편하면 밥만 먹고 빨리 일어나겠다는 

분위기였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진행되다보니까 다들 2시간 정도는 같이 있었음. 


술먹고 노는 분위기인데, 

막걸리를 쓴 게 주효했다고 했잖아. 

건배주는 1병에 3만원 정도 하는 비싼 막걸리를 썼고. 

이걸로 건배제의 한 다음에. 

3000원 정도 하는 세련된 막걸리가 그 다음에 나오니까 

어르신들이 신기해하면서 술먹는 재미로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 같아. 


끝나고 나서도, 

거의 칭찬 일색이었음. 


특히 장인어른이 술 거나하게 취해서, 

자기가 진짜 딸자식 결혼식 이렇게 하고 싶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껄껄 웃어주셔서 만족했음. 


2. 부모님 설득은 어떻게 했을까? 


일단 부모님 성향도 중요한데, 

나야 이벤트 기획 경력자니까 내가 그냥 다 맡아서 한다는 것에 우리집안 사람들 반대는 없었음. 

사실 우리 집안 사람들은 결혼식은 어떻게든 넘어만 가면 된다는 주의였고, 

장인어른이 공장형 결혼식을 싫어하셔서 큰 불화가 없었던 것 같아. 


보통 이런 경우 걱정하는 게 축의금 회수인데, 

부모님이 이전에 뿌려둔 축의금 회수 가능하냐? 

이게 문제잖아. 

그런데 우리는 애초에 재즈바에서 술먹고 노는 파티니까 올 사람은 오고

아닌 사람들은 안오셔도 됩니다..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청첩장을 만들었고, 

그래서 안올 사람들은 청첩장 받고 그냥 축의금만 신랑신부 계좌나 부모님 계좌로 보냈어. 

나중에 보니까 나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따로 받은 축의금이 내가 받은 축의금의 

절반가까이 되더라. 

이 사람들이 전부다 참여 안하고 그냥 축의금만 낸 사람들. 


축의금은 어떻게든 회수가 된다고 생각해. 

그런데 이런 과정을 자연스럽고 세밀하게 어레인지 해야 하는데. 

이게 비경력자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겠다 싶긴 함. 


3. 반지는 어디에서? 


반지 질문 따로 쪽지로 준 사람도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검색해서 샀어. 


https://koreastandarddiamond.co.kr/product/list.html?cate_no=310


대충 검색해도 이렇게 나오잖아. 

그리고 내 전여친은 악세사리 관련해서는 본인 취향이 워낙 강해서 

나한테 반년 전에 프로포즈 반지를 딱 정해서 

이벤트는 내 마음대로 하되, 프로포즈 반지는 이걸 쓰라고 딱 정해준 게 있었음. 

반지 고리는 건 그리 고민 안함. 


4. 음식


음식 맛있고 주차만 좋으면 반은 먹고 간다는 말이 많았는데, 

나는 1/3 정도로 봄. 

근데 디게 중요한 건 사실이지. 


우선 음식은 내가 이전 글에도 좀 자세히 쓴 편인데, 

더 자세히 풀어본다. ㅋㅋ 

일단 웨딩 음식으로 주문을 하면 업체에서 무조건 '스테이크'를 넣으려고 해. 

그런데 요리 좀 해본 사람들은 (난 외식업계 경력도 있음) 다 아는데 

스테이크는 케이터링으로 하는 게 아니야. 

스테이크는 조리 한 다음에 즉석에서 바로 먹고 끝내야 하는 거지, 

케이터링으로 오래 보관하면 육즙이 다 빠지고 퍽퍽해져서 퀄리티가 무조건 떨어지게 되어 있거든. 


그런데 대다수 웨딩 케티어링 업체는 웨딩 케이터링이라고 하면 

무조건 스테이크를 껴 놓고 7만원 이상부터 시작하려는 습성이 있어. 

레스토랑 빌려서 현장에서 바로 스테이크 굽는 게 아니라

케이터링이라고 하면 스테이크는 무조건 들어가면 안되. 

비슷한 이유로 파스타도 케이터링으로 하면 망함. 

면이 불어터져서 진짜 맛없는 파스타가 되거든. 

그러니까 케이터링은 기본적으로 핑거푸드 위주가 맞다고 보면 되. 

케이터링에 전문화되어 제공되는 음식이 핑거푸드라서 그런 거야. 


하지만 웨딩 케이터링은 또 핑거푸트만으로 안되잖아? 

그럼 웨딩에 어울리는 요리는 과연 뭘까? 


우선 양념이 강한 등갈비 요리 같은 거 좋아. 

등갈비는 뼈에 붙은 요리라서 일단 고기 자체가 두껍지 않고, 

또 뼈에 붙은 막 같은 게 좀 쫄깃한 느낌이 있어서 

스테이크처럼 식감 때문에 망하는 일이 없거든. 

그리고 마리네이드라고 해서 미리 양념에 재우는 과정 거치고 

연육을 해둘 수 있는데. 이러면 또 고기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그 다음으로는 찜요리가 좋아. 

찜요리는 애초에 대량으로 만들고, 

고기를 오래 조리해서 단백질을 부드럽게 녹이는 거라서 

케이터링 해도 온도만 유지하면 스테이크처럼 퀄리팅 크리티컬한 변화가 없거든. 


image.png 직접 기획한 스몰웨딩 후기 (3)- 소소한 디테일들 직접 기획산 스몰웨딩 후기 (3)

특히 나는 요리를 해봤기 때문에 

찜요리 레시피를 업체에 직접 요구했는데, 

이게 내가 만든 레시피로 만든 요리야. 

소갈비를 간장소스와 함께 입에 녹는 식감으로 부드럽게 쪄낸 다음에 

밤으로 퓨레를 만들어 소스를 덧붙였거든. 


사람들이 이거 레시피 많이 물어봤는데, 

좀 어려운 레시피라 "네가 요리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먼저 증명하거라.."라는 식으로 야랄 떨면서 안가르쳐줌 ㅋㅋㅋ 


그리고 닭강정 같이 애초에 식어도 먹을 수 있게 디자인 된 요리도 좋고. 

새우나 족발냉채처럼 애초에 쿨파트에서 제공되는 샐러드형 요리도 좋지. 


image.png 직접 기획한 스몰웨딩 후기 (3)- 소소한 디테일들 직접 기획산 스몰웨딩 후기 (3)

원래 80인분으로 요리를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갈비찜이 부족 할 거 같아서 갈비찜만 15인분을 더 시켰거든. 

그런데 케이터링팀이 뼈 없는 갈비를 쓰는 바람에 

고기가 부족해 보였다고 하더라고. ;; 뼈 있는 게 가성비 더 좋은데, 

어쨌든 그래서 그 팀이 자체적으로 15인분 정도 더 늘렸다고 해. 

갈비찜이 30인분 정도 늘어났는데, 

이게 전체적으로는 10인분 정도 늘어난 거라 

90인분 정도로 맞춘 거거든. 


근데 70명이서 이걸 싹 비워버리더라. 

덕분에 음식 맛 없다는 이야기는 안나왔음. 


그런데 요리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없으면 

스몰웨딩 할 때 음식 때문에 좀 논란이 있을 수도 있음. 


5. 주차


그리고 주차문제인데, 

사실 결혼식 만 아니라 모든 이벤트 기획 할 때 

일차적으로 신경쓰는 게 주차문제긴 하거든. 

그런데 대관행사 할 때 교외에서 하면 주차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 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서울 도심에서 하면 주차문제 해결이 건물 안에서 해결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어. 

그래서 애초에 장소 섭외 할 때 우리가 신경 쓴 건, 

저렴한 공공주차장을 찾고, 그 주차장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장소를 찾는 거였어. 


그리고 어차피 술마시는 파티니까 

차 가져오지 말고 대중교통 이용해달라고 청첩장에 주의를 줬고, 

차를 가져왔으면 주차 어떻게 하라고 안내를 확실하게 해줌. 


그래서 우리는 당일날 주차문제도 거의 없었어. 

대신 서울 한 가운데서 하는 바람에 

차가 막혀서 늦은 사람들이 4~5명 정도 있긴 하더라. 


6. 신부가 원했나? 


맞음. 신부 버킷리스트가 재즈바에서 음악 들으며 결혼식 진행하는 거였음. 

나는 이벤트 기획자 출신이니까, 

신부 버킷리스트 채워준다는 생각으로 한 거고. 

만약 내 취향으로 했다면 아주 많이 달랐을 것 같음 


그리고 디자인이나 식장 톤앤매너, 음악 등등 

대부분을 신부 취향 반영해준 게 사실임. 


난 재즈바보다는 그냥 대표집에서 소주랑 삽겹살 먹거나, 

집에서 소맥타서 혼술하는 게 제일 편하고 좋음. 


전체적인 틀은 내가 잡고, 중간중간 필요한 의사소통이나 

반드시 필요한 실무적인 사안들 내가 잡아가면서 

굴직굴직하게 선을 그어두면 

신부가 자기가 원하는 내용들 하나하나 세세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채워가며 진행했어. 

예를 들어 청첩장은 신부 동생이 디자인 일러스트 그린 다음 디자인까지 해줬고, 

고양이랑 웨딩 사진 찍는 거나. 

드레스나 메이크업 같은 것도 신부 취향으로 진행했고. 

방명록, 축의금 봉투, 내 의상이나 결혼 반지 같은 것도 

대부분 신부가 원하는 대로 진행해줌. 

프로그램도 재즈바에서 나오는 음악이나 뮤지션 취향도 전부 신부 취향. 


나는 그냥 요리랑 술만 내 취향으로 신경썼고 

나머지는 전부 신부취향이었음 

그래서 중간중간 문제 생기면 다 신부취향 맞춰주다가 생긴 경향이 강해서 

나한테 뭐라 하지도 못하더라 ㅋㅋㅋ


7. 빡셌나? 


빡셈. 결혼식 전에도 계속 신경을 써오긴 했지만, 

결혼식 전날 2일은 회사도 안나가고 식장이랑 결혼용품 산다고 매장 뛰어다녔음 ㅋㅋ

심지어 결혼식 당일날 새벽에 택시타고 식장에 가서 물건 옮겨 놓고

메이크업 받을 감. 눈에 다크서클 가득 내렸는데 

메이크업으로 가린다고 애썼다. ㅋㅋㅋㅋ

신부도 극단적인 다이어트하면서도 회사 끝나면 결혼식 비품 챙긴다고 

마지막 2주는 거의 좀비처럼 보낸 듯. 


그래도 식이 잘 끝나서, 진짜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됨. 


사실 이런 이벤트 기획을 이 맛으로 하는 거기도 하고. 


8. 어려움


사실 내 입장에서는 이게 3000만원짜리 정도되는 이벤트라 그렇게 어려운 프로젝트는 아닌데, 

신부 부모님 눈치 보는 게 제일 어렵긴 했지. 

다행히 신부 소원 들어주는 거라서, 신부부모님 쪽도 얼마나 어떻게 하나 보자는 심정도 있었고. 

식이 잘 끝났으니까 결과적으로 모두가 행복 ㅎㅎ 


그 외에는 다들 생업하면서 식 준비해야 하니까, 

저녁이랑 주말이 시간이 생각보다 빡빡해지는 거. 

나도 체중조절한다고 중간에 PT한 번 끊었는데, 

PT 받는다고 저녁 시간이 삭제되어버리니까 결혼식 준비가 밀려서 큰일 날 뻔 한 시기도 있었음. 


마지막으로 나랑 신부가 기획자, PM인데 최종 현장 컨트로를 우리 둘이서 할 수 없는 게 

구조적으로는 반드시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긴 해. 

나랑 같이 일해준 웨딩 플레너가 굉장히 스마트하게 현장 운영을 잘 해주긴 했는데, 

예를 들어 축가 리허설이 없이 진행하다보니 중간에 동영상 파일 여는 데 미스가 생긴다거나. 

이런 소소한 문제들이 생기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체크리스트를 A-Z까지 진짜 세세하게 정리하고 

큐시트랑 사회자 스크립트까지 완전 세밀하게 짜서 전달했거든. 

그래도 내가 전담하는 게 아니라서 미세하게 실수가 있긴 했음. 

크리티컬 한 정도는 아니어서, 기억에 남는 정도는 아니지만. 

비경력자가 한다고 생각하면 여기서 큰 사고가 날 수 있음. 


다시 요약하지만, 


스몰웨딩이 재밌고, 가격도 저렴하게 할 수 있긴 한데. 

이벤트 기획/운영 경력있는 사람 아니면 비추하고 싶음. 

값도 더 비싸질 가능성 높고 싸움 나기도 쉽고, 

식 자체가 엉망 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음. 


그럼 다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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